23.03.19. 01:17 | 미루고 미루던 작업물 정리 중

2023. 3. 19. 02:08Daily_Log/주저리주저리

몇 년 쌓여있던 거 몰아서 하려니 생각보다 작업시간 몇 배로 더 걸리는 중


작년에 인스타로 포트폴리오를 올리기 시작했을 때부터 막연히 따로 웹에 정리하면 좋겠지 하면서 티스토리에 블로그를 파뒀었다. 나름 인스타 소개글에 사이트 링크도 올려두고 했었지만 정작 학기 마무리할 때쯤엔 폭풍 같던 기말평가를 얼레벌레 해치우고 나서 우선 쉬는 게 간절했다. 디자인 전공생이란 원래 학기 중엔 '잠은 죽어서 잔다'가 디폴트니 종강하고 제일 처음에 할 일이라면 응당 시체처럼 딥슬립이지 않겠는가. 한숨 푹 자고 이참에 1주년 데이트 약속도, 가족여행 일정도 확정하고선 이제 좀 친구들이랑 놀면서 잠깐 기분전환이나 하고 졸업작품 준비를 시작해야지 했다. 음. 내 22년 연말 연초 계획은 3년 내내 잘 피해 다니던 코로나를 직격으로 맞으면서 모두 무산됐다.

 

연말연시에 나를 조지러 온 코로나로 파일 정리는 커녕 요양부터 하다 자가격리가 풀릴 즈음부터 곧바로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졸업작품 프로젝트 2가지(개인작, 팀작) 중에 하나라도 끝내야지 안 그러면 졸업도 못하겠다'하면서 곧바로 팀플이 시작됐다. - 이번 연도 졸업 기준이 작년 기준보다 적어도 2.5배 정도는 난이도 올랐을뿐더러 마감일도 한 달가량 앞당겨졌다. 애초에 방학 중에 어느 정도 마무리하라고 교수님이 권장하실 정도 - 물론 이 시점까지도 3학년 2학기 때 진행했던 프로젝트 정리도 제대로 못 끝내둔 내가 티스토리에 올리겠다고 따로 페이지 정리를 성실하게 해 뒀을 리가 만무하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핑계 댈 수야 있겠다만 좀 더 솔직해보자면 진짜 지쳐서 뭐든 간에 일단 할 기운이 안 났다. 몸은 쉬었는데 정신적으로 내가 '일을 한다'라는 생각이 좀처럼 환기되지도 못하고 계속 정신력 하나로 버티자 버티자 하다 보니 '솔직히 인스타 라도 정리한 게 어디야.' 하고 자기합리화하는 기간이 길었다. 하지만 이제 4학년도 됐겠다, 나름 잘 이겨내고 졸업전시준비위원회도 들어갔겠다 더 이상 미루면 정말 하고 싶어도 못할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들자마자 일단 몸부터 움직였다.

 

늘 작업 당시에 폴더로 세세하게 구분만 해뒀지 따로 사진을 정리해 둔 적은 없다 보니 인스타에 어떤 순서로 올렸는지 확인하고 해당 폴더로 찾아들어가서 Ai, Ps 파일부터 냅다 켰다. 내보내기 하고 피그마에서 프레임 짜고 레이아웃 맞추고, 프로젝트별로 어떤 설명 넣을지 쓰는 것만 무한 반복했는데 한나절 순삭당했다. 미리 예상은 했었다. 특성화고 재학 때부터 지금까지 자그마치 6년 치인데 금방 할 수 있겠지 하고 가벼운 맘으로 시작했을 리가. 그래도 일단 정리는 저만치 해뒀으니, 천천히 올리던가 분량을 좀 쪼개서 조금씩 작업을 하던가 하면 머지않아 끝나겠지 뭐.


2023. 03. 19(일). 02:07 | 주저리 끝.